한국의 미니멀리즘을 담은 안경 브랜드, 윤서울

시스템부터 디자인까지 한번에!

2015년 베를린에서 시작한 국내 안경 브랜드 ‘윤’이 2020년 성수동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안경테와 렌즈가 모두 포함된 단순한 가격 정책, 검안과 동시에 매장 내에서 20분 이내에 안경 완제품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한국적인 미감을 담은 공간 등 안경 브랜드 윤은 여러 가지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다. 한국의 미니멀리즘을 안경이라는 제품 속에 넣어 세계에 알리려는 윤정환의 포부는 확고하다. 베를린에 이어 두 번째 윤의 매장인 윤서울에서 윤지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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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윤철주 대표가 30년간 안경업계에서 일했다고 들었다. 아버지와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는지.안경사업을 하기 전 아버지는 엔지니어였다. 현재는 렌즈 가공 기술의 개발과 동시에 렌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개인용 렌즈를 제작한다. 나는 한국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패션회사에서 일했다.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자기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꿈이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패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있었다. 자신만의 강점과 자신이 보여주는 헤리티지가 뭘까 고민하는 순간 아버지가 그동안 오랫동안 지속돼 온 B2B 방식에서 벗어나 B2C 사업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브랜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 합류하게 됐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렌즈공장, 안경사업 등 전반적인 시장을 파악해 2014년 브랜드를 본격화하기까지 준비기간만 2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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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라는 이름은 아버지 윤철주 대표와 딸 윤지윤 디렉터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외국인에게는 발음하기 어려운 음절이면서도 한국에서는 흔한 음절이기도 하다.네이밍을 할 때 고민이 많았다. 브랜드 이름에 전통과 현대, 기술과 디자인, 동서양 등의 조화를 담고 싶었다. 이를 함축적으로 보여줄 만한 이름을 고민하다가 결국 윤으로 돌아갔다. 아버지 윤은 기술 전통 기성세대를, 나의 윤은 디자인 현대 신세대를 뜻한다. 유럽에서 고리는 이름 자체가 갖는 이국적인 뉘앙스 때문에 오히려 기억하기 쉬웠다. 한국에서 윤만으로 검색하고 홍보하기 어려워 윤서울로 알리고 있다. 원래 브랜드 이름은 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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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 서울이 아닌 베를린에서 먼저 시작된 배경은 무엇일까. 625전쟁 이후 경제성장을 위해 달려온 세대들은 한국산 중요성을 간과해 왔기 때문에 한국산보다 외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와 달리 우리 세대는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자라서인지 한국적인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큰 것 같다. 베를린은 거주인구 중 외국인이 70%에 이를 정도로 국제적인 도시다. 새로운 것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진 도시이기 때문에 우리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친언니가 독일에 정착해 있어 유럽에서 사업을 세팅할 수 있는 유리한 지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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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의 반응이 궁금하다. 한국적인 것을 앞세운 안경 브랜드라 사실 무서운 부분이 많았다. 우리를 소개하는 코리안 아이웨어 브랜드라는 한 줄의 문구에서 코리안을 빼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었다. 다행히 유럽 역시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시기여서 자신 있게 우리 브랜드의 뿌리는 한국이라고 알릴 수 있었다. 특히 유럽인들은 한국 고객 중심의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유럽과 한국의 중간 정도 서비스지만 반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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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한국의 안경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는 어떻게 다른가? 안경은 대개 매일 쓰는 아이템이다. 튀는 것보다 전반적인 룩에 잘 스며들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검은 테두리가 기본이다. 투명한 안경테는 멋을 내고 싶은 날 사용하는 특별한 아이템이지만 반대로 유럽에서는 검은 테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투명한 테가 기본 아이템이다. 피부 머리카락 눈동자 등 색깔에 따라 안경 선호도가 많이 다른 점이 우리에게도 놀랐다. 윤은 어떤 안경을 추구할까?패션회사에서 일할 때 자신이 즐길 수 없는 값비싼 옷을 만드는 지점에서 약간의 회의감이 들었다. 좀 더 대중을 위한 디자인과 브랜드를 하고 싶다는 나의 바람과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아버지의 경향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다. 윤은 우리가 직접 생산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중간 유통 마진이 없다. 품질은 좋지만 다른 브랜드 대비 가격이 훨씬 합리적이라고 자부한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안경 브랜드 업계에서 무지한 브랜드가 되고 싶다.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제품을 좋은 품질과 좋은 디자인으로 소개하고 싶다. 무엇보다 그 제품 속에 한국의 미니멀리즘 미학을 담을 수 있었으면 한다. 낭비가 없는 타임리스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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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브랜드 윤이 렌즈공장을 함께 운영하면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은? 현재 윤서울 매장에서만 안경렌즈가 1만2천개 정도 갖춰져 있다. 격자 모양의 서랍 안에 모두 렌즈가 들어 있다. 우리가 렌즈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자체 디자인한 안경테도 우리가 직접 품질관리가 가능한 협력 공장만 진행한다. 통상 소비자가 안경점에서 안경을 구입할 때 렌즈와 안경테를 따로 주문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 완성까지는 며칠이 걸린다. 또 어떤 렌즈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렌즈 압축을 많이 한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왜곡이 심해져 눈에 안 좋을 수도 있지만 두꺼운 렌즈는 미용적으로 지양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우리는 안경이 패션보다 의료기기라고 생각해. 기능에 가장 충실한 장치여야 한다. 우리는 이런 안경에 대한 관점을 보여주기 위해 렌즈 두께를 계산하는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소비자가 안경테를 고른 뒤 렌즈 도수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렌즈 두께를 계산해 알려준다. 이 두께에 의해서 렌즈 압축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압축이 필요한 렌즈는 추가 금액 없이 무상으로 제공한다. 렌즈 두께를 계산하는 시스템부터 인스토어 생산 시스템까지 한꺼번에 연동되도록 개발한 것은 한국만의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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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울의 첫 한국 매장에는 매우 희귀한 기계가 있는데 설명해 달라. 윤서울에는 검안과 동시에 매장에서 20분 이내에 완제품 안경을 생산할 수 있는 인스트어프로덕션 시스템(In-store production system)을 갖추고 있다. 실내에서 안경 생산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2015년 베를린 매장 이후 2020년 서울 성수동에 매장을 연 이유는? 서울에 언젠가 진출해야 한다는 막연한 결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준비가 돼 있다고 판단됐다. 일본에는 패션 디자인 건축 같은 분야에서 세계적인 거장과 브랜드가 많지만 한국에는 외국인이 알 만한 한국 브랜드가 부족했다. 유럽에서 아시아 문화는 곧 일본 문화로 직결되는 점도 아쉬웠다. 한국의 문화와 미감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브랜드가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 외국인이 서울을 찾았을 때 꼭 가봐야 할 플레이스가 되길 바라며 성수동에 매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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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울의 공간 콘셉트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윤이라는 브랜드로 가장 중요한 것은 ‘밸런스’다. 이것이 공간에서도 그대로 느껴지길 바랐다. 우리는 공간 속에서 현대성, 한국성, 미니멀리즘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기를 바랐다. 쾌적하게 사람들이 묵는 카페 공간은 백자 안에 들어간 듯한 감각으로 천장 부분을 곡선으로 마감하고 안경을 보는 공간은 한국 단색화에서 영감을 받은 색감과 질감으로 표현하였다. 한국의 미감을 안경만 아니라 공간 전반에 느낄 수 있다고 자부한다. 인테리어는 라보트리로 했다.글·디자인 프레스 객원 에디터 임나리 사진 제공 – 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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