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남자들에게 첫사랑이라는 단어는 상처와 수치심과 연관되는 것 같습니다.
푹 빠져 있던 순간에는 그렇게 진심을 담을 수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애증의 싸이월드 같아서 차마 열 수가 없었다.
과거의 사랑은 묻혀 있고, 은폐되어 있고, 제거하지 않고는 다루기 어려운 ‘어두운 이야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사람은 처음에 가장 성실하고 가장 열정적입니다.
그리고 처음에 우리는 가장 서투르고 가장 많은 실수를 저지릅니다.
잔인하게도 연애에는 순수한 사랑도 필요하지만, 관계 기술과 여유도 필요하다.
가장 순수한 첫사랑에서 사람들은 종종 서투른 실수를 하거나 얼굴이 붉어지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싱글 인 서울’의 이동욱 역시 열애를 거듭하다 자발적으로 싱글을 선언한 도시 남자다.
그는 누구보다 ‘싱글 라이프’를 철저하게 칭찬하고, 누구보다 조심스럽게 관계와 인연을 끊는다.
영화 속에서는 ‘독신으로 산다’에 대한 책을 쓰며 싱글라이프를 너무나 엄숙하게 칭찬해 조금은 슬픈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과거의 연애에 대한 부끄러움과 수치심, 상처가 담겨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절당하는 것.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곧 그의 ‘과거 여자’와 ‘과거 기억’에 대한 뜨거운 분노와 미묘한 폄하, 미묘한 왜곡으로 이어진다.
애증의 첫사랑과 함께, 첫사랑의 추억을 하나하나 적어 책으로 출판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황당하고 짜릿하다.
출판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하며 난리를 피우고, 출판사 직원들의 전화를 거부하고 물속으로 빠져들지만 마지못해 상대방의 기억을 듣게 된다.
그리고 당신은 알게됩니다.
사실 그때는 사랑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어요. 그 사랑은 그 여자에게도 소중한 추억이었다.
그의 기억과는 달리 그녀는 그가 바람을 피웠다고 그를 버린 것이 아니라, 누구의 지지도 받지 않고 스스로 자립하고 싶어서 관계를 끝냈고, 길고양이를 굶어 죽게 하려는 무정한 여자였다.
아니, 길고양이들에게 간식을 주는 친절한 여자였습니다.
그가 기억하는 바에 따르면 그녀는 그렇게 부도덕하고, 무자비하고, 못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상처로 남은 기억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는 없다.
그 기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과거의 연인을 ‘개년’이나 ‘똥’으로 평가절고 묻습니다.
하지만 한때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이 어떻게 ‘개년’이나 ‘똥’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저 ‘개새끼’, ‘똥차’가 아니었음을 용기 있게 인정하고 그 시절을 솔직하게 되돌아볼 때 비로소 우리는 그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진정한 자립은 그 관계의 존재를 인정할 때 이루어진다.
+) 이동욱 선배님의 연기는 정말 마음에 들었지만 특유의 코믹한 연기, 엉뚱함, 엉성함 등 <도깨비>에서 저승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았다.
연기도, 상처받은 캐릭터도. +) 곡 후반부에 나오는 AKMU의 ‘Long Day, Long Night’ 가사가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지만, 가사 자체가 너무 힘이 있어서 이 영화를 위해 만든 노래처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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